2007년 4월 30일 월요일

장르문학 전문지 '월간 판타스틱'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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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바꾸는 힘, 상상력밖에 더 있습니까"
SF 전문지 '월간 판타스틱' 발행인 최내현 대표
 ◇‘판타스틱’ 최내현 대표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꿈꾸듯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게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나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남들이 안 해보던 일이라 더욱 보람 있고 드라마틱합니다. 애초엔 우리 말 제호인 ‘월간 비현실’로 할까 생각도 해 보았는데, 편집국 직원들이 전화받을 때 “네, 비현실입니다”라고 하게 되면 곤란해 질 것 같아 ‘월간 판타스틱’으로 정했습니다.”

27일 창간된 SF 전문 잡지 ‘월간 판타스틱’ 최내현 대표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 36층 벨뷰룸에서 가진 창간 발표회에서 컨셉을 상상력을 주제로 한 잡지 소수 마니아잡지가 아닌 대중잡지 지향를 지향하는 잡지 문화발전에 이바지하는 잡지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현실을 바꿔보는 힘은 결국 ‘상상력’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상력의 품격을 높여, 고급 상상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잡지를 창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판타스틱’ 이전에 SF 전문 잡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제시대 최남선이 발간하던 ‘괴기’를 비롯해 ‘SF 매거진’ ‘엑스칼리버’ ‘리얼판타’ 등이 창간된 바 있으나 대부분 2호를 넘기지 못하고 중단됐다.

‘판타스틱’은 앞으로 판타지는 물론 SF, 미스터리, 호러, 만화 등 장르문학을 본격 소개할 예정이다.

딴지일보 편집장 출신으로 인터넷컨텐츠협회 회장도 맡고 있는 최 대표는 “사업성이 없다며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원래 대중장르로 시작한 장르소설을 대중에게 돌려주면 사업성도 있을 것을 확신한다”면서 “가급적 많은 작가의 작품을 발굴·소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창간호엔 소설가 복거일씨의 장편 SF 연재물 ‘역사속의 나그네’,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 ‘유월은 이름뿐인 달’, 만화가 유시진씨의 단편만화 ‘눈의 휴식’이 실렸다. 이와 함께 기획특집물로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의 ‘영화인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소설과 만화’가 다뤄졌다.

복거일씨는 축사에서 “어느 사회나 과학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면서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동료가 있다는 사실에 격려받으며 세파를 견디는 게 SF 마니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허허벌판에 작은 돌멩이 하나가 흙을 모이게 하고, 쌓은 흙에 풀이 돋고 나무가 자라나 둔덕을 이룬다”면서 “이렇게 장르소설 마니아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장에는 ‘판타스틱’ 창간에 가장 많은 기대를 거는 봉준호·박찬욱 등 영화감독과 아나운서 정영실, 개그맨 김구라.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무협작가 진산 씨 등이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편집장은 SF 작가이자 평론가인 박상준씨가 맡았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2007년 4월 29일 일요일

지독하고 특별한 상열지사 - 부운 浮雲 (1955, 나루세 미키오)

지독하고 특별한 상열지사
나루세 미키오 <부운 浮雲>

The Floating Cloud | PIFF가 추천하는 아시아 걸작선ㅣ일본ㅣ1955ㅣ124분ㅣ35mmㅣ감독 나루세 미키오ㅣ출연 다카미네 히데코, 모리 마사유키ㅣ10.09 프리머스6관 20:00

일본 고전 영화를 이야기할 때 당장 떠오르는 이름은 '다다미방에 단정하게 앉은' 샷의 오즈 야스지로 감독과 그의 히로인 하라 세츠코일 것이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거리를 서성거리는’ 샷의 나루세 미키오와 그의 히로인 다카미네 히데코가 있다.

아직까지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리가 아는 이름들을 경유해 더듬어야 할 것이다. 허우 샤오시엔과 에드워드 양, 왕가위는 나루세 미키오의 <부운>을 아시아 최고의 걸작으로 꼽았고(심지어 <화양연화>에서 밤거리를 배회하는 양조위와 장만옥 커플은 <부운>의 불운한 연인들의 끝없는 산책을 연상시킨다), <부운>이 개봉했을 당시 라이벌이었던 오즈 야스지로조차 “지금까지의 일본영화 중 최고 걸작”이라고 격찬할 수밖에 없었다 한다.

[줄거리]
2차대전이 끝난 직후, 유키코는 필리핀에서 함께 근무했던 연인 도미오카를 찾아온다. 유부남인 도미오카는 애절하게 매달리는 유키코를 차마 뿌리치지 못한다. 그들은 끝없이 걷고 목욕하고 술 마시고 공허한 이야기를 나눈다. 남자는 여자를 ‘어느 정도’ 사랑한다. 여자는 자존심을 다친다. 하지만 그녀는 남자를 포기할 수 없다. 그건 어떤 숭고한 사랑의 감정이 아니다. 혼자이고 싶지 않다는 절박감, 실존 자체에 대한 위기의식, 마지막까지 결코 버릴 수 없는 자존심의 거래다. 순정의 외피를 둘러싼 헛된 소망의 좌절, 스스로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는 극도의 불안은 사람을 흔들리게 하며 사랑을 흔들리게 한다. 나루세 미키오는 더할 나위 없는 연민과 공감을 담아 남녀상열지사를 그려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사랑을 변하게 하는 현실에 대한 지독할 만큼 냉철한 인식이 깃들어 있다. 이런 식의 멜로 드라마를 본다는 건 결코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삶이란 - 프로이트

삶이란 살고자하는 욕망(에로스)과 죽음에의 욕망(타나토스)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것이다. - 프로이트

소행성 제나 새 이름 '에리스'

소행성 제나 새 이름 '에리스'
신화 속 트로이 전쟁 일으킨 '불화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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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보다 커서 과거 ‘제10의 행성’으로도 불렸던 일명 ‘제나’가 ‘에리스(Eris)’라는 공식 이름을 얻었다.

제나는 이를 발견한 마이클 브라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가 TV 시리즈 ‘여전사 제나’에서 따와 일시적으로 사용해 온 이름. 브라운 교수는 최근 그리스 신화 속 싸움의 여신 에리스란 새 이름을 선택했고 국제천문연맹(IAU)이 14일 이를 공식 발표했다.

브라운 교수는 “명왕성이 행성이냐 아니냐를 놓고 천문학자들 간에 불화가 빚어진 지금 상황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신화 속의 에리스 여신은 트로이 전쟁을 일으켰다.

에리스의 발견은 천문학계에 유례없이 격렬한 행성 논쟁을 불러일으켜 결국 지난 76년 동안 행성으로 사랑받아 온 명왕성까지 왜소행성으로 강등시켰다.

에리스는 명왕성과 마찬가지로 해왕성 바깥에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작은 전체들의 집합체 ‘카이퍼벨트’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천체는 태양계가 형성될 당시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남은 것들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태양계 행성의 순서를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 아닌
‘수·금·지·화··목·토·천·해·명··로 외우게 됐다.

[참조 : 동아사이언스]

다윈의 블랙박스:마이클 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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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블랙박스

지은이 : 마이클 베히
출판사 : 풀빛출판사
책정가 : 20,000원
408쪽


[책소개]
-
김영식(kingsi@hosanna.net)

옥스퍼드의 동물행동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저서인 「눈먼 시계공」 제1장에서 생물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생물학은 어떤 목적을 위해 고안(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복잡한 대상에 대한 학문이다."(리처드 도킨스, 「눈먼 시계공」, 민음사(과학세대 역, 1994), p.16)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우선 실제로 생물들은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무신론자가 보기에도 어떤 목적을 위해 설계(고안)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눈먼 시계공」 제2장에서 도킨스는 박쥐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는 제2장을 쓴 목적이 설계의 환상을 심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그렇다면 왜 도킨스는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 것들을 실제로 설계된 것이라고 결론 내리기를 거부하는 것인가? 그것은 도킨스가 보기에 설계라는 가정을 하지 않고 순전히 자연적인 메커니즘만 가지고서도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도킨스가 말하는 메커니즘은 바로 자연선택-돌연변이 메커니즘이다. 종의 생존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변이들이 세대를 걸쳐 조금씩 누적되고, 이것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면 생물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메커니즘이 정말로 모든 생명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면, "생물은 겉으로만 설계된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 설계된 것이 아니다"는 도킨스의 주장은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리하이 대학의 생화학자인 마이클 베히는 「다윈의 블랙박스」에서 도킨스의 "점진적으로 누적되는" 자연선택-돌연변이 메커니즘으로 설명될 수 없는,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을 가진 시스템들이 생물의 생화학 시스템에 매우 많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박테리아의 편모, 섬모, 혈액 응고 메커니즘, 세포 내 운송 시스템, 항원 항체 반응, 그리고 AMP의 생합성이 바로 전통적인 다윈주의가 설명할 수 없는 시스템들이다. 이런 시스템들은 전체 구성요소가 없다면 기능을 갖지 못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 생물의 생존에 큰 위협을 줄 수 있다.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을 이루는 구성요소들이 점진적인 과정을 통해서 생겨났다고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5%정도의 구성요소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을 갖는 시스템들은 구성요소가 없다면 작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 생존에도 별다른 이익이 없게 된다. 그런 시스템을 갖고 있는 생물은 그렇지 않은 생물들에 비해서 특별히 선택될 이유가 없게 된다. 오히려 불필요한 기관을 만들어 냄으로써 한정된 자원을 낭비하게 되어 그렇지 않은 생물들보다 생존에 불리하게 되어 자연선택에 의해 제거될 수 있다.

베히는 도킨스가 이야기하는 점진적인 방식으로 진화할 수 없는 시스템이 실제로 생물들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였다. 그렇다면 도킨스의 "생물은 설계된 것으로 보이지만, 설계를 가정하지 않고서 자연적인 설명을 제시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설계된 것이 아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베히는 더 나아가서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설명하는 연구가 전혀 없었음을 지적한다. 그 동안 진화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놀랍게도 생화학에서 발견되는 환원불가능하게 복잡한 시스템들의 진화에 대해서 제대로 된 연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말로는 진화적인 조망이 아니면 생화학과 같은 학문이 불가능할 것처럼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매우 대담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베히의 책이 나온 후에, 베히의 이런 주장에 반대하며 생화학의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의 진화를 설명한다고 주장되는 많은 논문들의 목록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반대자들이 제시한 이런 논문들의 내용을 실제로 살펴보면, 놀랍게도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의 진화를 설명하는 논문이 없다는 베히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 왜냐하면 그런 논문들의 반 이상은 환원불가능한 복잡성과 전혀 상관 없는 단순한 DNA 염기서열 비교나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한 논문들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분자의 진화를 설명한다는 논문들도 환원불가능한 복잡성하고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거나, 소설과 다를 바가 거의 없는 가상적인 시나리오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 가장 그럴 듯한 논문조차도 '여러 가지 가상적인 분자 시스템들을 설정해 놓은 후에, 진화가 옳다는 전제하에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 진화되었어야할텐데, 현재 존재하는 시스템이 가상적인 여러 시스템 중에서 가장 효율적이다'는 내용의 논문이었다. 그 자체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논문이지만 이 논문을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의 진화를 증거"하는 자료로 사용하게 되면, '진화가 참이라고 전제하면 진화가 참이 된다'는 순환논리에 빠지게 된다.

반대한다면서 내 놓은 자료들이 이런 것들에 불과하다면, 정말로 베히의 주장에 반대되는 자료를 정말로 가지고 있기는 한지 의심스러워지게 된다. 목록은 길게 제시하면서 정작 주제와 관련된 논문이 거의 없다면, 그토록 긴 논문 목록은 직접 논문을 검색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비전문가들을 속이기 위한 허세에 불과하다.

「다윈의 블랙박스」는 미국에서 처음 나왔을 때 Nature 나 Science 와 같은 과학적인 저널은 물론이고 Wall Street Journal 과 같은 비교적 대중적인 저널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비평되었다. 그 책의 내용에 대한 평가도 극렬한 찬사에서 격렬한 비난에 이르기까지 극에서 극을 이루었다. 재미있게도 중앙일보의 서평과 동아일보의 서평을 보면, 한국에서도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처음부터 엇갈리고 있다. 앞으로 베히의 책이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분명한 것은 베히의 책은 단순히 창조냐 진화냐 하는 극단적인 이분법적인 논쟁을 넘어선 새로운 조망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 서평]
첨단 현미경 있었어도 다윈은 진화론을 폈을까
- 중앙일보 (2001년 2월 10일, 조우석 기자)
퀴즈 한토막. "『종의 기원』을 쓴 진화론자 찰스 다윈이 세포의 생물학적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있었을까?" 어이없는 질문 같지만, 진화론의 옳고 그름을 판독하는 열쇠를 쥐고 있기도 한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다소 의외일 것이다.

다윈 시절 현미경은 장난감 수준이었고, 따라서 세포에 관한 관찰이 태부족했었으며 생화학적 지식 역시 전무했다.

이를테면 신간『다윈의 블랙박스』 46쪽 대목에 보면 다윈이론의 열렬한 추종자라는 헤켈이 세포를 어떻게 보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세포란 마치 젤리와 다름없는 단순한 탄소 덩어리 정도가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진화론의 바로 이 허술한 지점을 맹공략한다.

공략무기는 20세기 후반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생화학 분야의 최신 지식들.
이 분야 연구에서 대표성을 갖고 있는 저자 베히는 기본적으로 전문서이면서도 상당한 대중적 서술을 취하는 친절을 베푼다.

그럼에도 정독을 해야 따라갈 수 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현재 유전공학의 성과가 밝혀낸, '다윈이 미처 몰랐던 블랙박스' 를 결정적으로 열어 보이며 진화론은 근거없다고 못박는다.

매우 논쟁적인 테마인 '진화론 대(對)창조론' 이라고 하는 오래된, 그래서 얼핏 진부해보이는 논쟁에서 뜻밖에도 창조론의 손을 번쩍 들어주고 있다.

문제는 이 책의 내용이 종교적 신념에 따른 논쟁이 아니라 이 시대의 핵심 자연과학의 성과를 등에 업은 생물학적 논쟁이라는 점인데, 결과적으로 진화론을 부정하게 되는 역설이 흥미롭다.

관심이 가는 것은 이 책에서 '창조론' 이라는 기독교 냄새가 물씬 나는 말은 단 한군데도 없다.

대신 생화학의 전문용어인 '지적(知的)설계(intelligent design)' 라는 말을 구사한다.

1991년 이후 등장한 최신 생화학 분야 용어인 이 용어 자체가『다윈의 블랙박스』의 핵심 개념이기도 하다.

다소 거칠게 정리하자면, 세포를 포함한 미시세계에서 이뤄지는 생명현상은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것, 따라서 이런 것은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블랙박스' 이며 이런 시스템은 처음부터 정교한 지적 디자인 작업의 결과일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지적 설계' 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언급을 저자가 피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 책은 매우 정교하게 서술돼서 복잡한 분자식과 세포에 관한 정보가 들어가 있지만, 복잡한 대목을 성큼성큼 넘어가도 읽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생명은 신의 작품" … 진화론에 대한 도전
- 동아일보 (2001년 2월 10일, 윤정훈 기자)

‘세포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우연에 의해 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정교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가진 세포의 탄생은 진화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복잡한 전문 용어를 동원했지만 이 책의 메시지는 간결하다. 즉, 진화의 근본단위라 할 수 있는 세포의 생화학적 시스템은 이를 구성하는 화합물의 우연한 조합으로 만들어질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환원불가능한 복잡성’으로 개념화하고, 이는 전능한 ‘지적설계자’의 손길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생명은 신의 창조물’이란 기독교의 공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도발적인 기획이다.

이 책은 1996년 출간 즉시 기독교 뿌리가 깊은 미국에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철학적인 주장에 그쳤던 창조론 진영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했고, 진화론 진영은 이를 논박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했다. 저자는 일약 필립 존슨, 윌리엄 뎀스키와 함께 미국 창조과학의 새 버전인 ‘지적 설계 가설’(ID·Intellctual Design theory)의 3인방에 올랐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 책의 독해와 해석에는 신중한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기존 진화론이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약점을 근거로 진화론 체계 전체를 송두리째 전복할 수 있다는 논의 전개 방식이 불쾌할 수도 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치명적인 반론은 베히가 세포의 탄생기원을 연구한 무수한 연구논문들을 참고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창조론자 사냥꾼’의 수장인 리처드 도킨스 같은 학자는 그를 ‘게으른 과학자’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신학계 일부에서도 당장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미스터리의 해답을 신(神)에서 찾는 태도에 이의를 달기도 했다.

이 책을 둘러싸고 ‘보스턴 리뷰’ 등에서 벌어졌던 흥미있는 논쟁은 리처드 도킨스 홈페이지(www.world―of―dawkins.com)에 마련된 패러디사이트 ‘베히의 빈박스’(Behe’s Empty Box)에서 볼 수 있다. 원서 『Darwins Black Box』(Simon & Schuster·1996).


'다위니즘*'은 아직도 진실인가

- 조선일보 (2001년 2월 10일)

1859년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 이후 자연선택에 의한 돌연변이, 또는 적자생존 논리는 단순한 ‘종의 진화에 대한 설명’ 그 이상의 파급력을 사회에 미쳤다. 20세기의 사람들은 그래서 ‘종의 기원’ 이후 나타난 사회적 제현상을 패러다임의 변화로 해석했다.

이 책은 지난 세기 절대적 위치를 차지해 온 다윈적 패러다임에 대한 도전이다. 그 도전은 ‘종의 기원’ 패러다임이 시작된 바로 그곳, 즉 생물학 또는 생명과학에서 시작되고 있다. 저자 마이클 베히는 다윈의 자연선택론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를 주로 생화학적 정보기원의 관점에서 던지고 있다. 특히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이용, “어떤 생화학적 시스템들은 다윈의 메커니즘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증명한다.

뉴턴의 만유인력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도전받았듯, 20세기 절대진리의 하나였던 다위니즘 또한 새로운 가설의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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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히 (Michael J. Behe).

1974년, 듀라셀 대학에서 화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고, 1978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e of Health)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거쳐 뉴욕시립대, 퀸스칼리지의 조교수가 되었다.

그후 1985년에 펜실베이니아 베들레헴에 있는 리하이 대학으로 옮겨 현재 생명과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베히는 9남매의 아버지이며 가톨릭 신자이다.




* 다위니즘 Darwinism
[명사]<생물> 자연도태와 적자생존을 바탕으로 진화를 설명하는 학설. 영국의 생물학자 다윈이 주장하였다. ≒다윈설·다윈주의.

2007년 4월 27일 금요일

우주 그리기

수 년 전에 그려뒀던 우주 이미지를 들여다보다.
하염없이 넓은 우주.
하염없이 작아지는 나.
우주가 아무리 넓다한들 나 죽으면 끝.

M이론에서는 무수히 많은 우주가 있단다.
어쩌면 사람이 죽으면 우주가 하나 소멸하는 것일지도...
찰라에 숱하게 많은 생명의 불꽃이 명멸하는 곳.

인간 공상의 최고치를 보여주는 듯한 M이론!
과학이 맞긴 한가?
내 잠은 망상우주선을 타고서 안드로메다로 간 듯하다.
우주의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구상 성단 상상도

2007년 4월 23일 월요일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 2006):재패니메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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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DVD가 발매 되었다더니, 벌써 어둠의 루트에 나돌기 시작하고 있슴.
너무 오래 기다려왔던 작품이라 기대가 많이 됨.

[정보]
'하라다 토모요'가 주연한 1983년 개봉한 일본영화를 먼저 보고 난 후에 아래의 애니메이션을 보시면 재미가 배가될지도 모르겠네요. (2권 완결의 만화도 나돌고 있더만요.)
제 경우엔 영화판 -> 만화 -> 애니메이션 순으로 보게 되네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대한 얘기를 일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으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싶으시면, 검색해보세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 2006)
 
제 작 노 트

▷ 장 르 : SF
▷ 분 류 : 극장판
▷ 원 작 : 츠츠이 야스타카(筒井康隆)
▷ 각 본 : 오쿠데라 사토코(奧寺佐渡子)
▷ 감 독 : 호소다 마모루(細田守)
▷ 미 술 : 야마모토 니조(山本二三)
▷ 캐릭터디자인 :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 음 악 : 요시다 키요시(吉田潔)
▷ 노 래 : 오쿠 하나코(奧華子)
▷ 성 우 : 나카 리이사(仲里依紗), 이시다 타쿠야(石田卓也)
▷ 성 우 : 이타쿠라 미츠타카(板倉光隆), 타니무라 미츠키(谷村美月)
▷ 성 우 : 카키우치 아야미(垣內彩未), 세키도 유우키(關戶優希)
▷ 성 우 : 하라 사치에(原沙知繪)
▷ 제 작 : 카도카와서점(角川書店), 매드하우스(マッドハウス)
▷ 배 급 : 카도카와헤럴드영화(角川ヘラルド映畵)
▷ 수 상 : 2006년 제31회 호우치영화상 특별상
▷ 수 상 : 2006년 제61회 마이니치영화콩쿨 애니메이션 영화상
▷ 개봉일자 : (일) 2006년 7월 15일
▷ 제작년도 : 2006
줄 거 리

"어느 날, 과거로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곤노 마코토(紺野眞琴)는 고장난 자전거 때문에 교차로에서 한바탕 날아가는 사고를 당한 후부터 시간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숙모인 요시야마 카즈코(芳山和子)에게 그 능력에 대해 상담하자 그것은 '타임 리프(タイムリ-プ)'라는 것으로, 마코토 또래의 여자아이에게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알려준다. 확실히 기억에 남아 있는 시간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코토는 반신반의했지만 문득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깨닫게 되자 아무 주저없이 그 능력을 일상에 대한 불만과 욕망 해소에 사용한다. '이제부터 세상은 나의 것이다!'

장미빛 인생을 꿈꿨으나 단짝으로 지내던 한 반 남자친구 마미야 치아키(間宮千昭)와 츠다 코스케(津田功介)와의 관계도 바뀌기 시작한다. 마코토는 또래 여자애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방과 후마다 셋이 어울려 야구 비슷한 것을 하는 게 낙이었다. 교제라기 보다는 서로 시간을 때우는 관계였고 그런 시간은 계속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치아키로부터 사랑 고백을 들은 마코토는 당황한 나머지 과거로 타임 리프해 억지로 고백을 없었던 것으로 만든다.

궤도수정된 '과거'. 고백이 사라진 '현재'. 그런데 그 치아키에게 동급생인 유리(友梨)가 고백을 한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 치아키. '얼마 전에 나한테 고백한 주제에!' 이런 상황이 마땅치 않은 마코토. 게다가 코스케를 좋아하던 하급생 카호(果穗)의 상담까지 받게 되어 버린다. 이제까지 3명의 우정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마코토의 바람은 타임 리프 덕분에 일변하며 위험한 상황으로까지 치닫는다. 숙모인 카즈코는 "사귀어 버렸으면 좋았을텐데..."라며 태평한 충고를 건넬 뿐이다. 마코토는 카호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타임 리프로 동분서주하는데...



작 품 소 개

"명작의 애니메이션 부활전!"

1965년 소설가 츠츠이 야스타카(筒井康隆)에 의해 쓰여진 단편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는 발표되자마자 수많은 소년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10대 소설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이후 40년에 걸쳐 이 작품은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수없이 영상화되며 그 때마다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청춘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2006년. 17살의 새로운 여주인공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에서 새로운 시간을 달린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17살의 소녀 곤노 마코토(紺野眞琴). 현재를 사는 도쿄(東京)의 여고생이다. 그 목소리를 연기한 것은 수백 명이 응모한 오디션에서 선택된 16살 소녀 나카 리이사(仲里依紗). 광고와 잡지 모델로 활약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나카는 참신하고 발랄한 목소리로 주연 자리를 따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인물은 마코토의 숙모이자 비밀이 많은 30대 독신 여성으로 등장한 소설의 주인공 요시야마 카즈코(芳山和子). 미래에서 온 첫사랑과 헤어진 후 카즈코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했던 팬들에게는 반가운 등장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자신과 같은 능력을 지니게 된 조카에게 그녀가 던지는 조언도 작품의 볼거리 중 하나. 그녀의 목소리를 연기한 것은 영화 <세미시구레(蟬しぐれ)>나 드라마 <여왕의 교실(女王の敎室)> <7인의 여변호사(7人の女弁護士)> 등에서 활약한 여배우 하라 사치에(原沙知繪)이다.

감독은 2005년 극장판 <원피스 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ONE PIECE オマツリ男爵と秘密の島)>의 메가폰을 잡았던 신예 감독 호소다 마모루(細田守). 또한 각본은 <학교 괴담(學校の怪談)>으로 일본아카데미상 각본상을 수상한 오쿠데라 사토코(奧寺佐渡子)가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 섬세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은 당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세기 에반게리온(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사다모토 요시유키(貞本義行). 게다가 무대가 되는 도쿄를 생생하게 그려낸 것은 <모노노케희메(もののけ姬)> <반딧불의 묘(火垂るの墓)> 등 지브리 작품을 맡아왔던 야마모토 니조(山本二三)가 맡는 등 당대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집결했다.



캐릭터

곤노 마코토(紺野眞琴)

도쿄(東京)의 서민마을에 있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여고생. 성적은 중하위권이고 특별한 특기도 없는 그야말로 평범 그 자체. 반 친구와 하는 야구 비슷한 놀이로 시간을 때우는 것이 일상. 그런데 여름방학 직전의 어느 날, 우연히 시간을 건너 뛸 수 있는 '타임 리프'라는 능력을 갖게 된다. 성우는 나카 리이사(仲里依紗).


요시야마 카즈코(芳山和子)

주인공 곤노 마코토의 숙모. 30대 후반인데 아직 미혼이다. 직업은 복원사로 현재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다. 조금 현실과는 동떨어진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베일에 싸인 여성. 때문에 마코토로부터 '마녀 아줌마(魔女おばさん)'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마코토의 유일한 이해자이자 조언가. 성우는 하라 사치에(原沙知繪).


마미야 치아키(間宮千昭)

주인공 곤노 마코토와 친한 3인방 중 하나. 성질이 급해서 트러블이 생기면 생각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타입이다. 수학 성적은 뛰어난데 한문은 기초 한자도 제대로 못 쓸 정도로 과목별로 실력 차가 크다. 성우는 이시다 타쿠야(石田卓也).


츠다 코스케(津田功介)

주인공 곤노 마코토와 친한 3인방 중 하나. 방과 후에 하는 야구 놀이에 늘 끼어 있지만 의학도를 꿈꾸는 수재. 스포츠도 만능이고 공부도 잘해서 여학생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왜 마코토와 치아키와 같은 애들과 어울리는지 궁금해 한다. 성우는 이타쿠라 미츠타카(板倉光隆).


후지타니 카호(藤谷果穗)

자원봉사활동부에서 활동하는 고교 1년생 소녀. 조용하고 생각이 많은 타입이다. 츠다 코스케를 좋아해서 과감히 고백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는지 고민을 마코토에게 털어놓는다. 성우는 타니무라 미츠키(谷村美月).




추천사이트 및 기사

[일어]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 공식 홈페이지

[한글] 2006년 마이니치영화콩쿨 대상 <유레루> ... 2007. 02. 07
[한글] 2006년 호우치영화상, 첫 주연에 주연상 ... 2006. 11. 28
[한글] <시간을 달리는 소녀> 애니메이션화 ... 2006. 03. 27

[리뷰 출처] http://www.tojapan.co.kr

2007년 4월 17일 화요일

인간에 대한 오해 IQ

인간에 대한 오해 IQ [EBS 걸작 다큐, 2007.01.02] 에서

2007년 4월 16일 월요일

사랑이란?

아픈 줄 알지만
다시 가슴 아프고 싶다.

죽기 전에 다시 느끼고 싶다.

2007년 4월 15일 일요일

사진 명인이야기

사진 명인이야기
이 글은 싱가포르에서 발행되는 월간사진 전문지 " Photo Asia"에 2회에 걸쳐 실린 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글쓴이는 잡지사의 소속 기자인 T.O.Lee 이다.

처음으로 사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한사람의 작가로 성장하는가를 다섯단계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우리 모두 한번쯤은 거쳤거나 앞으로 거치게 될 과정들이 재미있게 서술되어 누구나 자신의 위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 첫번째 단계 - 완전초보 (The Beginner)
많은 사람들은 친구들 중의 누군가가 촬영한 아름다운 사진작품, 또는 우연히 들른 전시회에서 본, 사진에 매료되어 처음으로 사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 시점에서 그들은 예술에 대해 전혀 아는것이 없는 처지인지만, 매우 겸손하고 개방적이며 열정적이며 또한 우호적이다.

자신의 약점을 쉽게 드러내 보이고, 자기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붙잡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데 주저함이 없다. 또 자신이 스승으로 모시고 배울 수 있는 작가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 그들은 늘 행복하고, 사진이라는 것이 정말로 배울것이 많은 멋진 예술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때론 자신에게 전혀 생소하게 느껴지는 현대사진을 보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만큼 충분한 소양을 갖추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또한, 그 작품의 가지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방면의 지식을 얻고자 끊임없이 노력을 하며,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알려고 애를 쓴다 .

그들은 그 누구와도 논쟁을 벌이지 않으며, 심지어 며칠전에 어던 선배에게 들은 얘기가 또 다른 선배의 얘기와 맞지 않을 때에도 다 투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때의 그들은 매우 예민하고 어느 누구와도 친하게 지낼 수가 있는 시기인 것이다.


- 두번째 단계 - 아마추어(The Amateur)
한 두해가 지나면 그들은 초보의 딱지를 떼고 점차 아마추어 작가로 접어들게 되며, 처음에 가지고 있던 전자동 렌즈셔터 카메라를 처 분하고 일안 리플렉스(SLR) 카메라를 사용하게 된다.

35mm, 50mm, 85mm 정도의 렌즈 서너개와 자동 플래시면 만족해 하면서 그들은 자신이 배운 스승의 영향을 매우 강하게 받으며 스승이 쓰거나 권하는 종류의 카메라를 주로 사용하기도 한다.

스승의 가르침을 주저없이 받아들이는 그들은, 때로는 결혼이나 생일, 또는 다른 사교모임에서 스스로 사진촬영을 자원하고 나서기도 하며, 물론 돈을 받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사진을 전해 받은 사람의 고맙다는 인사만으로도 흡족해 하는 것이다. 직업 사진사들은 이들이 자신의 손님을 빼앗아가기 때문 에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결혼식 같은 중요한 행사에는 이들 말고도 직업 사진가를 안전대책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최측에서는 손님들에게 깊 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이 아마추어들이 많이 와 주기를 환영하며, 이것이 바로 어느 결혼식장에서 내가 본 다섯명의 아마추어들이 서 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이유였을 것이다.

직업사진가는 그들이 주인의 친구들이기에 자신의 직업에 많은 지장을 받으면서도 따지려 하지 않고 웃는 모습만 보여줄 따름이다. 이 아마추어 작가들은 3" X 5" 사이즈의 사진을 주고나서도 8" X 10" 정도의 확대사진을 추가로 보내주며 이때 그들은 비용 따위는 전 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들은 풍경이나 포트레이트 등을 추구하는데 왜냐하면 그런 주제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더욱 쉽게 감사와 칭송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이다.

멋진 풍경속에 서있는 미녀를 앞에 두고서,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그들이 할일은 단 한가지, 셔터를 누르는 것 뿐.

그 나머지는 자동으로 SLR카메라가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도 그들은 아직 개방적이고 열정적이며 겸 손하고도 우호적이다. 물론 그들은 친구나 친척들에게 그들은 아직 더 많은 공짜 사진을 선물하고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그들은 더 많은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들과 스승의 관계는 더욱 밀접하게 되고 그들은 행복에 푹 빠져 지내는 것이다.


- 세번째 단계 - 진지한 아마추어(The serious Amateur)
이 단계에서 그들은 더 많은 장비를 사들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35mm판에서만 해도 Canon Eos-5, Nikon F3, Minoltα-9000 등 세가지 정도의 시스템 렌즈와 악세사리 세트들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들은 또한 6" X 4.5", 6" X 6" 판 같은 중형판으로 돌입할 수도 있다. Hesselblad 정도가 자신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좋은 선택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들은 특히 전문가용 Black Body 스타일로 모든 장비를 통일하고 그러므로 해서 자신이 명성있는 사진가라는 것 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그들은 새롭고 신기한 장비들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거의 해마다 새 장비로 교체함으로써 최신의 경향에 발 맞추려 한다. 카메라 메 이커들에게 있어, 규모있는 경제를 통한 생산원가 절감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이들의 진지한 아마추어들이다. 그들은 온갖 종 류의 장비 카다로그를 수집하고 메이커 별로 기능과 모양을 비교하려 애쓰기도 한다. 그들은 또 다른 진지한 아마추어를 만나면 최신 의 장비에 관한 얘기만 늘어놓고 싶어한다. 새로 시판되는 신 모델의 최초 사용자는 그들이다.

최신 기종의 일본에서는 시판 되었지만 아직 자기 나라에 들어오지 않았을 때 그들은 암시장의 밀수업자들에게, 비용이 얼마나 들던 개의치 않고 구해다 줄 것을 요구한다. 그들은 또한 최근의 주요 사업 경향이된 한정판 모델을 수집 하기도 한다.

월드컵 공식 기념모델, 올림픽 기념모델, 생산 50주년 기념모델 등등이 바로 이런 부류의 사진가들을 위해 생산되는 것이다.

그들은 차츰 자신의 주장(또는 사상)을 형성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하여 점점 폐쇄적이 되고 사진의 예술 그 자체보다는 장비와 외형적인 면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들은 이제 혼자만의 사진을 하려고 한다. 새로운 사진 소재가 있는 장소나 참신한 모델을 발견하게 되면 그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위해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진공모전에서 더 많이 입상하기 위해서 자신이 즐겨쓰는 특수기법을 감추려고 한다 . 사진전람회 등의 활동에 적극 관여하며, 총무, 재무간사 등의 직함을 가지고 집행부의 일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들은 이제 자기만족에 빠져버린채, 아직도 매우 열정적이며, 또한 매우 행복해 하는 것이다.


- 네번째 단계 - 작은 명인(The Small Master)
국내와 또 해외의 많은 공모전에서 수차례 입상을 해오면서, 우리의 진지한 아마추어는 이제 작은 명인이 되어간다.

풍경이나 인물사진, 정물, 스포츠 등과 같은 일정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그들은 이제 많은 초보자와 아마추어들의 스승이 되어 옛날의 화려했던 경력을 자랑하면서 그들의 아첨을 받으며 지내는 것이다. 많은 아첨꾼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난날 의 화려한 영광속에 안주하기 시작한다.

가끔씩 지방 공모전 등의 심사위원으로 추대되기도 하는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에는 후한 점수를, 그렇지 않은 작품에는 낮은 점수를 매기곤 한다.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의 여부가 그들의 심사 대상작에 대한 예술적 기준을 정하는 가장 큰 잣대가 되는 것이 다.

그들은 개방된 전시회에서 까지 사진의 이런 기준을 적용 시키며, 전시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의 추종자들에게 그건 모두 졸작이 라고 매도해 버린다. 그들은 점점 더 주관적이고 속좁은 사람이 되어간다. 다른사람의 작품에 대한 그들의 평가는 점점 비판적이 되어 가고, 소문이 퍼져 무의식중에 그들은 사진계에서 많은 적을 만들게 된다. 그들에게 있어 전시회를 가는 것은 더이상 그의 안목을 넓 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기준에 맞춰 다른 사람의 작품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종종 이런 작은 명인들이 추종자 무리를 이끌고 이쪽 저쪽을 다니면서 작품을 가리키며 하는 비판을 듣곤 한다. "만일 나라면 카 메라를 좀더 왼쪽으로 옮기고 좀더 광각계통의 렌즈로, 이 주제부분을 더 많이 커버해서 더욱 강한 느낌을 주었을것이다." "나라면 이 부분을 잘라냈을텐데……" "이 하늘 부분은 잘라 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거야." 등이 내가 전시장에 갈때마다 듣게 되는 그들의 비평론이다. 그들은 이제새로운 지식으로 향한 문을 걸어 잠근채 어떠한 새로운 경험도 받아 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더이상의 발전고 진보는 없다. 몇년이 흐른 후, 그들은 시각예술분야의 현대적인 조류에서는 저만치 뒤 처지게 되어 결국 눈 과 귀가 모두 멀어버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헌신해 온 추종자들도 새로운 스승을 찾아 자신의 곁을 떠나버리는 결과를 맞게 된다. 그들은 왜 그런 일이 생기는 지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대신에 자신에게서 가르침을 받고도 등을 돌려버린 추종자들이 얼마나 배은망덕한가를 친구들에게 이야기 함으로서 동정심을 얻고자 할 따름이다.

사진가로서, 그 눈은 완전히 멀어버린 탓에 그 자신조차도 분명히 볼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들은 스스로 사진예술계의 명작중의 하나라고 믿고 있던 자신의 작품에 존경심을 보이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며 지내게 된다. 그는 고립된 무인도처럼 외로운 처지이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더이상 발전할 수 없는 작은 명인으로서 여생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 다섯번째 단계 - 진지한 명인(The Real Master)
만약 작은 명인이 아직도 개방적이고 객관적이며,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헌신적이고 겸손하며, 친절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면 그는 마 지막 단계인 "진지한 명인"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진정한(Real)이란 말은 스페인어에서는 "왕의 경지(Kingly)"와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들은 매우 개방적인 심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사물을 보게되면,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여러방면의 시각에서 생각을 해 보며 성급한 평가 를 내리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만의 소중한 비법을 남들에게 나누어 주어서 남들이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그들은 제자들에게 자신과는 다른 사진 의 경향을 접하고, 배우도록 격려하며 궁극적으로는 자신만의 사진 스타일을 스스로 창조하도록 이끌어 준다.

그들은 점차 장비에의 의존도를 줄여 나간다. 제자들에게도 "어떤 카메라던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가르친다. "사진가로서 자 신이 카메라를 지배해야지, 카메라가 자신을 지배해서는 안된다." "훌륭한 작품을 못 만드는 것을 조명이나 날씨, 또는 다른사람의 탓 으로 돌리지 말라. 당신의 작품에 대한 모든 책임은 바로 당신에게 있는 것이다." "당신의 과거를 나타내는데 있어, 트로피 같은 것들 은 별 의미가 없다." "당신의 과거를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작품뿐이다." "창조하기 위해서 또한 진보하기 위해서 당신은 객관 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내가 만난 진정한 명인들에게서 들은 말이며, 그들의 생활이나 작품 활동 또한 이러한 원칙이 있다. 배우지 않고는 창조할 수 없다.

그리하여 진정한 명인이 말을 아끼며 더 많은 창작을 하는동안, 사진계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잘난 척 하는 이들은 대부분 작은 명인들 이다. 그럼 나는 어떤 부류인가? 솔직히 말해서 나 자신이 이 물음에 대답할 처지가 못된다. 그것은 나의 대답이 완전한 공정성을 가 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옳은가? 나는 무례한가? 너무 계산적이지는 않은가? 그 대답은 결국 자신의 몫으로 남겨두 어야 할것이다.

2007년 4월 14일 토요일



힘든 까닭은 서툴기 때문이다.
서툰 이유는
우리 모두 이번 삶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2007년 4월 13일 금요일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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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해서 수많은 언쟁이 오가곤 했지만, 정답은 없고, 해(석해서 유추한)답만 있을 뿐인 것 같다.

 
| 철학적 차원 - 김제동씨의 말 중에서 |

"어느 철학자에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물었더니
그 철학자 왈 사랑이 먼저다.

부모 닭들이 사랑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달걀이 생길 수 있었겠는가?
또한, 달걀을 어미 닭이 사랑으로 품지 않았으면 어떻게 닭이 될수 있었겠는가?


| 생물학적 차원 - 영국 과학자의 견해 |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에 관한 해묵은 논쟁에서 영국의 과학자와 철학자, 양계업자들은 계란이 먼저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 신문들이 보도했다.

달걀이 먼저라고 결론을 내린 이유는 유전물질이 동물의 일생 동안 변하지않기 때문에 닭으로 진화한 최초의 새도 반드시 처음에는 알속의 배아의 형태로 존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신문들은 전했다.

- 노팅엄대 존 브룩필드 교수는
바로 이러한 이유로 알 속의 살아있는 유기체가 이후에 알에서 나온 닭의 DNA와 같게 된다면서 "따라서 최초의 생명체는 분명히 최초의 알이었으며, 알이 먼저다"고 결론을 내렸다.

- 킹스대학의 데이비드 파피뉴 교수도
첫번째 닭은 알에서 나왔으며 그 알은 비록 종이 다른 새가 낳은 것이라 할 지라도 그 속에 닭의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비로소 달걀이라고 부를 수 있다며 달걀이 먼저라는 결론을 지지했다.


| 종교적 차원 - 나의 견해 |

이미 오래 전부터 자주 생각해봤지만, 증명할 수가 없기 때문에 영원히 정답은 모른다고 봐야 옳지 않을까 싶다.
나의 짧은 생각엔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학문과 논리 영역 밖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내가 만일 우주만물을 창조한 신이라면
달걀이 자라나서 닭이 되게 할까?
닭이 달걀을 낳도록 할까?
에너지 효율의 측면에서 보자면 당연히 닭이 먼저여야하지 않을까 싶다.
신은 닭이라는 독립된 개체로서의 완전성을 띠고 있는 존재이지,
달걀이라는 가능성을 띤 존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틀림없이 닭이 먼저여야만 할 것이다.
(위에서의 신은 딱히 특정 종교의 유일신의 개념이 아닌, 일반적 신의 개념임. 그게 그건가?? 암튼;)

2007년 4월 2일 월요일

내 마음이 중요할까?

영화는 관람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그때 그때의 마음 상태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다르게 보여지고 느껴지는 것이다. 100명 중에 99명이 칭찬하는 영화라도 내 취향 아니면 내겐 졸작이 되는 것 아닐까. 사람들에 의해 정해지는 평점이란 건 작품의 질을 알수 있는 하나의 기준점이기도 하지만, 내 마음의 기준점이 사실 더 중요한 거야. 괜시리 영화사이트에 가서 평점에 이끌려 그 영화의 가치를 단정 짓지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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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영화에만 한정된 얘기는 아니지 싶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원활한 소통도 중요하고 자기 주장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사람 자체 아닐까? 내 마음, 정보… 세상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면 정보가 뭔 소용이 있겠니. 평가와 내 마음이 왜 존재하는 지 잊으면 안 돼. 나는 이렇게 봤는데,  저 사람은 저렇게 봤구나!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인정하는 느낌들… 그런 느낌들이 모이고 모여서 나를 키워주는 자양분이 되고 그러는 거야. 내 생각과 다르다고 무조건 배척하고, 미워하고, 무시하고… 그렇게 살다보면 문득 어느 날 마음 속에 단 하나의 꽃만 핀 걸 보게 될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걸 듣게 될 거야. '저 사람은 하나 밖에 몰라!', '자기만 똑똑한 줄 알아.', '재미없어!'…


에고를 무한정 키워 온 사람의 비애!
주위에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맞장구 쳐 주는 친구 하나 없고, 무슨 말을 하려고 입만 떼면, 모두들 다른 이야기 하느라 들은 척 만 척하면 그땐 자신의 지나온 삶을 되돌아봐야해. 어쩌면 너도 다른 이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 생각하며 살아오지 않았는지 말이야. 십중팔구는 그럴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