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1일 금요일

칼레파 타 칼라

지금 대선결과를 두고 우려하시는 분들의 글이 많이 눈에 띈다. 한편에선 우려하시는 분들을 되려 공격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보태준 것 하나도 없지만서도 되려 공격해대는 사람들 입에 들어가는 밥알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 왜 그러고들 살아요? -.-;

대선결과를 두고 우려하시는 분들은
다수가 틀린 방향으로 가고 있기에 소수가 머리를 들고 소리를 높여서 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1천만이 넘는 그 다수를 막대놓고 욕하자는 것이 아닐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건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곤란한 것이다.
왜 소수가 다수에게 안 좋은 마음을 표출하는가? 그 마음의 뿌리를 봐야 하는 것 아닐까?

진짜 욕 먹을 사람은 따로 있다.
'대통령이 누가 되거나 말거나 나는 모르겠으니, 니네들 알아서 하란' 식으로 아예 관심조차도 없는 투표불참자들이 진짜 욕 먹을 사람이 아닐까 싶다. 국민의 뚜껍을 뒤집어 쓴 허수아비들이 이번엔 좀 더 늘었다. 아니 갈 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투표에 불참한 사람들은 국민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자들이다.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입각해서 투표를 포기할 자유도 있다고 하지 말라! 사는 건 왜 포기하지 않는지 묻고 싶어지니깐……. 투표 불참한 그들이 사회를 위해 무슨 일을 하며 어느 위치에 있느냐와는 무관하게 그들은 자폭국민이다.

나는 민주주의를 대단하고 혁명적인 이념으로 여기지 않는다. 다른 분들은 어찌 생각하시는지 몰라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단지 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할 대안적인 이념이 아직은 발견되지 않았고, 민주주의 사회체제 속에서 살아왔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짐작하기에 나 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으리라 여겨진다.

이번 대선 같은 경우가 민주주의의 허점을 드러낸 어울리는 본보기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표현한다고 해서 독재를 추앙하거나, 공산주의자라는 건 절대로 아니다. (※ 공산주의 사상은 머리 속에서나 가능한 한마디로 망상에 불과하니까요.)

그래서 나는 민주주의니까 다수의 의견에 머리 숙이고 따라가는 것이 옳은 것이라는 생각에는 찬성하지 못하겠다.
다수가 갈 길을 못 찾고 우왕좌왕 헤매이고 있을 때는, 바른 길을 제시해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힘이 정의로운 것이 아니라, 소수일지라도 정의로운 것이 힘을 발휘하는 사회가 도래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힘이 정의가 아니라, 정의가 힘이다' 이 생각도 어쩌면 공산주의 사상처럼 현실성 제로인 생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왜 좋은 일은 이루어지기가 힘든 걸까? 참으로 기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 정신에도 어쩌면 도저히 뛰어 넘을 수 없는 '사상의 지평선'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한계선 너머의 문제를 풀어보고픈 마음에 신 神이라는 이름의 절대자를 만들어두고 답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도 싶다.

이문열씨의 단편 중에 '칼레파 타 칼라'라는 제목의 소설이 있다.
'칼레파 타 칼라 Kalepa ta cala'는 그리스 철학자 소피클레스가 한 말로 '좋은 일은 실현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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