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기의 시간을 뛰어 넘어 내 가슴에도 파문을 일으키던 로슈푸코의 구구절절 옳은 말씀들. 때로는 눈시울을 붉혔고, 때로는 맘 속에 활화산이 터질 듯한 때도 있었지…….
돈 9,500원 투자하면 세상과 그 세상을 일궈나가는 인간군상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면서……. 구판본 구할 수 있는 분들은 구판본이 비록 초록본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괜찮으니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구판본은 구할 수 없을 듯, 20년이나 된 책이니…….
+ 저는 나무생각 출판사와 하등의 관계가 없음을 밝혀둡니다.
| 너스레 |
인간에 대한 실망, 증오, 사랑, 갈망…… 그외 인간에 대한 온갖 감정이 짬뽕이 되어서 끝도 없는 나락으로 마음이 추락하는 날이면 슬며시 끄집어내어 소리 높여서 읊는 책이다.
젊은 시절 내 소망은 그저 평범하고 소시민적인 삶을 살다가 언제 죽었는지 소리소문 없이 죽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치인 것일까? 이곳저곳에서 온갖 부류의 구린내나는 인간들과 부딪힐 수 밖에 없고, 정도를 넘어 선 인간을 만날 때면 동면중인 살의가 슬며시 고개를 쳐들게 하는 도시의 삶.
특히나 인간에게 실망하는 날이면 내 시각은 온통 회색빛으로 물든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한 색채가 난발하는 꽃밭도 채도가 떨어져서 원래의 색깔은 온데 간데 없고, 거뭇거뭇한 색들이 내 눈을 향해 정면으로 습격해 온다.
그 때의 느낌은 정말 말로는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이고, 썩은 계란에서 느껴지는 역겨운 냄새의 100배는 더한 구역질나는 느낌이다. 내 자그마한 소시민적인 평온한 삶이 그렇게나 사치인 걸까? 아니면 이 사회가 이 시대가 썩어문드러져서 나 같은 부류는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일까?
술잔을 기울이다보면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인간에 대한 혐오스러운 몇 몇 단상들…… 그런 생각들의 근원은 나 자신의 뒤틀린 심성 때문일까? 그런 뒤틀린 감정들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일까? 아니면 살아오며 사람들을 통해, 책을 통해, 혹은 온갖 미디어매체들을 통해서 나도 모르는 새, 밈meme처럼 복제된 어떤 얼간이의 의식인 것일까?
감정이란 무엇일까?
어떤 이는 자기 감정에 너무 충실해서 젊은 나이에 교도소를 제 집 드나들듯 뻔질나게 들락거리고, 어떤 이는 자기 감정을 억누르고 지내다가 한순간 폭발해서 폭행도 하고, 살인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자기 감정을 다스린다는 명목 아래 도인지 마음 공부인지를 너무 충실히 한 나머지 감정을 소멸시켜버리고…… 타인들의 눈에 도인이나, 깨달은 자로 비쳐지기도 하겠지만…….
유영철 연쇄살인으로 인해 '사이코패스'라는 말이 널리널리 전파되고 있다.
사이코패스란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않는 매우 폭력적이고, 비열한 인간을 의미한다. 단적으로 얘기하자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이기주의의 극단을 달리는 인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꼭 타인에게 신체적인 아픔이나,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행위를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고 한다. 정신적으로 타인을 괴롭히면서 쾌락을 추구하는 한마디로 좆같은 부류들, 사회의 고위층이나 지식층에 있으면서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부류들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의식으로 무장한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들은 '유영철' 같은 살인귀보다 더 치밀하고 광범위하게 이 사회를 좀 먹는 좀벌레들이지 않을까 싶다.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예부터 정치인들이 욕을 먹는 까닭은 그들 중에 분명한 사이코패스가 있어왔기 때문이리라. 오늘날도 별반 다를 것은 없다.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온갖 얽히고 섥힌 국제 관계에서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이 행하는 짓거리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현대 물질문명을 이끌어오고 그에 수반되는 안 좋은 현상들을 만들어온 것은 자본주의 자체가 만들어낸 모순 구조 보다는, 몇 몇 소수의 특권층들, 그 특권층들 중의 일부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들이 뿌려놓은 밈meme들이 사회 각 분야로 복제, 재생산 분배된 결과물이 현대물질문명사회가 아닐까 싶다. (물질문명이 과연 어느 극한에서 멈춰질까? 느끼기에 그 극한의 끝자락이 살며시 엿보이는 듯도하다.)
살다보면 한 번쯤 겪게 되는 대민봉사가 주업무인 공무원이란 작자들이 세금내는 시민들을 티껍게 대하질 않나, 혹은 뒷자리에 앉자서 비웃고 조롱하는 짓거리를 하질 않나…….(물론 공무원 전체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 이 시대에 정의란 걸 바라는 나라는 인간이 잘못된 것일까?
공무원이 떠오르니 세금에 얽힌 얘기가 떠오른다.
세금에 대한 아주 웃기지도 않는 일화가 인터넷에 한때 나돈 적이 있었다. 그리 오래지도 않은 불과 몇년 전의 일화이다.
한 시민이 무슨 일 때문인지 정확한 경위는 모르겠지만, '세금으로 먹고 살면서 일은 안하는 세금 벌레'라는 식으로 공무원을 비꼬니깐
공무원인지 집 안에 공무원이 있는 인간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다는 소리가 가관이었다.
'너보다 많이 벌어서 너보다 세금 많이 낸다'고 되받아치며 시민을 우습게 만들던 밥튕이가 있었다. 어떤 인간인지 정말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는 자체가 역겹다.
'공무원이 물건 사면서 내는 세금이 그게 세금이냐? 그 월급은 어디서 나온 건데?'
정말 어이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게 더러운 세월 왜 사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이 시대를 확 바꿔 놓을 대안이 있냐고? 물론 없다! 그렇게 되묻는 너는 있냐?
답! 없다. 어느 시대에나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인생 자체에 답이 없는데, 무슨 답을 바라겠냐!
너무 깝깝하고 지랄 같은 세월이라 말 그대로 너스레 떨고 있을 뿐!
한 사회가 잘 돌아가려면 지식인층, 정치인, 공무원들이 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제 정신으로 살아가려니 뭔 걸거치는 허접한 인간들이 이렇게 많은 지 모르겠다. 혁명이라도 일으키고 싶다! C8
…… 너절한 이 감정도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언제 왔었냐는 듯이 또 빠져나가리라 …….
언제쯤이면 세상사에 무덤덤해질 수 있을까? 어쩌면 나란 인간은 태생이 무덤덤하고는 거리가 먼 건지도 모른다는 자각만 든다.
타고 난 미친 개 같은 성질 그대로 다 부리고 살았다면 지금 쯤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과연 살아 있기나 할까?
하긴 다른 사람이라고 성질 안 부리고 살고 싶겠냐만! 상대하기 귀찮으니 참고 살고, 힘 없으니 참고 살고, 그러다보면 성질 다 죽고, 그렇게 둥글게 둥글게 욕하던 대상들 닮아가며 살아지는 것이겠지. 근데 당체 왜 제 성질 다 부리며 꼴리는대로 사는 인간들이 잘 사는 걸까? 하늘의 이법은 인간사와는 다른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건가 보다. 그 이법을 깨우치고 싶다.
종교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는 참아내기 힘들다. 믿음 하나만으로는 정말 견뎌내기 힘들 때도 있다. 그래도 참아라고, 감싸 안아라고 성경은 가르친다. 왜 맨날 종교인만 참아야 돼? 종교인이 무슨 큰 죄라도 지은 족속들인가? 원죄! 그런 게 정말로 있는 거라면 만민평등 아닌가? 정말 종교인으로 살아내기 참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세상이다.
내 믿음과는 무관하게 정말 계급장 다 떼고 맞장 뜨고 싶은 인간들이 오늘도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관공서에서 TV브라운관 안에서 성냥갑 같은 건물 안에서 내 곁을 스치고 지나간다.
추리소설가 '스탠리 엘린'은 현세는 제8지옥이라고 생각했었지... 그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뭔가 깨친 사람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내면에선 이 세상이 천국이라고 멍청한 천사가 속삭인다. 종교가 만일 중독증 같은 거라면 난 이미 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 접어든 것 같다. 만사를 생각해도 꼭 끝은 이렇게 종교 얘기로 결론짓게 되는 걸 보니……. 죽고 난 후에 천국이 있건 없건 별로 상관 없기로 마음 먹은 지는 이미 오래전이다만, 유달리 종교가 핍박 받는 시절이라 그런 것인지, 3D종족으로 견뎌내기 정말 힘든 세월이다. 제발, 세상사에 무덤덤해졌으면……. 예수님이 부르짖으신 사랑실천은 내겐 너무나 크고 버거운 짐인 것 같다. 그냥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모레가 조금만 더 평온해졌으면 싶다. 나도 그리고 세상도 다만 그렇게 평온해지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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