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2일 목요일

안개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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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서
                            - 소니 作

실체는 보이지도, 볼 수도 없었다.
안개 자욱한 별세계(別世界)의 꽃들의,

안개 속에서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시간은 안개 속에 갖혀
전율하며 끝없이 헤매일 뿐
안개 속에서의 시간은
여름 날 말벌의 현기증

세상살이도 그러하거니
바른 길도, 비상구도 없었다.
다만, 길 찾는 나그네
몇몇과 나그네 기다리는
망부석들만 있을 뿐이었다.
길 떠나 나그네는
영원히 돌아올 수 없고
기다림에 지친 이들은
안개 속에 묻혔다.

정지된 시간
닫혀진 공간
안개 나라에서 본 것은
떠도는 영혼과 기다림에 지쳐
돌이 된 망부석 뿐이었다.
안개 나라에서는
돌아오는 자도 반기는 자도 없었다.

흐릿한 안개 너머로 너울거리던 것은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아련한 것은 그곳에서 나는
나그네였을까?
망부석이었을까?

안개 자욱한 별세계(別世界)에
점·점이 바람에 너울거리는
안개꽃을 닮은 사람들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이는
그들에게서 나의
이면(裏面)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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